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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태권V

2007/03/20 10:21 from 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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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성장기,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 성격 형성의 일부가 된 몇편의 에니메이션과 만화책이 있다.

구독료 50원에 두권,세권씩하던 만화방에서 질 낮은 국산 만화들 틈속에서 발견한 보석같은 만화, 도라에몽.

국산만화의 무미건조하고 느릿느릿한 일상 비추기에서 전혀 다른 세상으로 안내하였던 이 만화는 어린나이에도 신천지의 발견과 같은 삶의 단비같은 존재였다.

대부분의 한국만화가 작은 주머니속에서 어떻게 그렇게 큰 물건이 나올 수 있냐, 아무리 만화라지만 지나친것 아니냐는 편협한 교과서적인 접근을 보여주었다면, 도라에몽은 만화이고, 픽션인데 않될 것이 무엇이냐 그것이 만화의 매력이 아니냐는 보수적인 낡은 가치관에 대한 도발이었고, 진짜 만화같은 세상을 보여주었다.

무한한 상상의 나래에 빠져들어 초등미술에 천편일률적인 해저세계 해산물 그림이나 여성 유방닮은 산등성이나 그리던 당시의 화법에 도발적인 그림을 그려 모신문사 주최에서 우수상도 받아낸 기억이 남아있다.

그리고, 만화책의 제목은 도라에몽은 아니었다. 도라에몽이라는 원제목도 최근에 알게된 것이고,기억도 나지 않는 제목이 달려있었고, 불법으로 들여와 번역해서 출판한 짝퉁만화였다.

어린날의 향수속에 최근에 다시 도라에몽을 넘겨봤지만, 거부감은 없었다.
그만큼, 성인의 눈으로 봐도 유치하다거나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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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니메이션으로는 도라에몽과 유사한 스토리로 배꼽을 잡고 떼굴떼굴 구르게 만들었던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우스꽝스러운 캐릭터, 종료된 전작에 대한 강한 기억에, 그래서 재미없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에니메이션이었고, 1편을 끝까지 본 후, 완전히 바람돌이 매니아가 되었던...

코믹했고, 교육적효과는 물론, 성격마저 유쾌한 성격으로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들었다.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의 환경,전쟁,평화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에니메이션물(미래소년 코난등),
어린나이에 므흣한 알몸 한번 보려고, 시선을 떼지못하던 은하철도 999와 요술공주 밍키(변신할때 알몸을 한번씩 보여준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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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에니메이션과 만화책들이 기억나고, 그 에니메이션과 만화책들은 내 삶과 성격형성의 일부라고 감히 말할수 있다.

그러나, 태권V는....

초등학교 3~5학년으로 기억된다.
TV가 아닌 극장판이었고, 이런류의 국산 에니메이션은 연작이 불가능해 1시간~1시간 30분짜리로 만들어 극장에 내건다.
보통 일요일 단 하루, 단 1회만 하기에, 금요일쯤 되면, 할인권을 학교앞에서 나눠준다.
800원인데, 할인권을 제시하면 500원으로 할인하여 주는....

일종의 홍보방법이지만, 정말 할인권이 없으면 800원을 다 받기에, 소중히 받아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늦잠자기 좋은 일요일, 새벽같이 일어나게 만드는데는 이 만화영화의 힘이 컸다.

요즘과 같은 멀티플렉스 환경이 아니어서, 일요일 손님이 없는 10시이전 조조시간대에 1회만 걸고, 2회부터는 다시 성인관객을 위한 영화를 걸게된다.
그렇기에 부지런히 일어나 아침을 먹고 나서야 했다.
도착해보면 보통 1~200m 길게 나와 같은 연령대가 먼저나와 진을 치고있다.

그리고, 당시에는 지정 좌석제가 아닌관계로, 1회를 보고나서 나가지 않고 기다리다 보면 간혹 2회부터 시작되는 성인영화를 볼수 있는 재미도 있었다. 물론 흔치 않은 경험이다. 1회와 2회의 텀이 길기에...

그러다, 처음 진짜 여성알몸을 보고, 본격적으로 성인영화를 탐닉하던 계기도 되었었다.
당시, 극장기사와 업주간에 오고가던 대화도,
"아직 애들 다 빠져나가지 않았는데, 틀면 어떡해!"
"그럼 시간 되어가지, 어떻게 애들 다 찾아 내실래요?"
"ㅡㅡ; ..."


초등학생인 당시에도 태권V는 한심한 영화였다.
쿵쿵쿵쿵, 콰콰콰쾅... 이런 에니메이션에 익숙해 있다가,

쿠~~~~~~~~~~~~~~~~~~~~~~~~~~~~~~~~~~~~~~~~~~~~~~~~~~~~~~~~~~~~~~~
콰~~~~~~~~~~~~~~~~~~~~~~~~~~~~~~~~~~~~~~~~~~~~~~~~~~~~~~~~~~~~~~~앙 
이런 에니메이션을 본다고 생각해보라.

"하품만 찌익 나온다."
"아까 써먹었던 장면 또 나온다."
"캐릭터는 가만히 있고, 배경만 지나가는 장면이 너무길다."
"미사일 바로가서 꽂히면 않되냐? 꼭 그렇게 몇분씩 날아가야 되냐?"
"스토리도 너무 진부해. 1편과 뭐가 다른거야?"

나만 그렇게 느꼈을까? 아마, 많은 초등관객들이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업그레이드 했다는 슈퍼태권V까지 모두 봐주었다.
어린나이에 유치하게 기억하지 않았다면,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런 기억이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고,
어린나이에 봐도 그만큼 조잡했고, 유치했다는 의미다.

그럼 왜 봐주었을까? 그저 큰 화면과 웅장한 사운드로 보는 에니메이션은 또 다른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특별히 태권V만 봐준것도 아니고, 극장에 걸리는 모든 만화를 다 보았다.

당시에 나보다 어린 관객도 많았었고, 그 나이어린 관객들에게서 태권V는 다르게 느껴졌을수도 있겠다.
그 나이어린 세대가 지금의 태권V 부활의 주역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태권V?
라디오스타에서 강PD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차라리 그때 은퇴했으면 전설로라도 남았을 거 아니야? 안 그래요? 봐 봐요. 추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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