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당시 중학교 3학년, 혹독했던(당시에는 못 느꼈지만) 군사정권은 종식되고, 그나마
좀 더 느슨해진 군사정권이 새롭게 쿠데타를 통해 집권하던 시기.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교복은 자율화 되었지만, 당시 중학교는 여전히 군사독재의 잔재
가 채 뿌리 뽑히지 않은 시기였다. 요즘에는 상상도 하기 힘든 몇가지 잔재들을 예로 들면,
집총교련교육, 교사들에 대하여 목례가 아닌 거수경례(우리학교는 구호가 충효, 이웃학교는
 필승), 예전 교복 명찰을 사복에 그대로 꿰매입어야 하는 관습등이다.

또한, 얼차려와 매질도 현재도 그러한지 모르겠지만, 상당 했었던 듯하다.
체육시간에 학생들 모아놓고 벌거벗겨 성희롱하며 시간을 보내는 질 낮은 체육교사의 귀빵
맹이(?) 왕복은 한번 맞고 나면 고막이 얼얼하고, 정신은 혼미해지며, 얼굴이 벌겋게 퉁퉁 부
어오르기까지 한다. 

팬티가 피에 젖어 엉덩이에 들러 붙는 쓰라린 경험은 물론이고, 실수로 허리를 때려 입원한
경우와, 따귀를 때리다 학생 고막을 터트린 교감등의 사건이 있었고,
이러한 사건이 있은 후에는 좀 잠잠해지는 것이 정석일텐데, 이후 엉덩이를 맞다가 아파서
움직였다고, 더 심하게 때리기 까지 했으니... 아무래도 요즘보다는 그 분위기는 강도가 더
컸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등학교 입학 후 매질이 눈에 띄게 줄었으니, 매질도 사회 분위기가 어느정도 반영되는 것
은 아닐까?

요즘 같으면, 바로 부모 달려가고 했겠지만, 맞을 짓을 했으니 잘되라고  때렸겠지라는 당시
부모들의 보수적 성향도 어느정도 교사들의 구타에 힘을 실어 준것 같다.

그러다, 고교 입시반인 중학교 3학년 당시, 한 교사를 만났다.
첫날은 조용히 수업을 진행하고 나가더니, 다음날 부터는 수업시간 시작과 동시에 10여명을
 불러내 매타작을 하는 것으로 수업의 시작을 알리는 다소 엽기적이기 까지 한 사람이다.

그리고, 3일째 되던날 A형 특유의 민감함으로 사태파악이 되기 시작했는데, 어떠한 경우에
도 나는 항상 불려 나간다는 사실이다.

"오늘이 몇일이지?"
"15일이니까, 15번,25번,35번 45,55번 나와 문제풀어봐"
"제일 왼쪽줄 1번 대각선으로 다음.다음. 나와..."
우연을 가장한 아주아주 교묘한...

이렇게 5명씩 두번에 걸쳐 10여명을 불러내고는 못 풀면 무조건 매타작.
좀 둔한 아이들 대다수가 못 느꼈겠지만, 우연을 가장하여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상을 반드
시 포함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러낼 사람도 둘째날 이미 다 파악해서 들어왔다는 느낌.

이렇게 해서,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불려나가 사력을 다해 휘두르는 지시봉에 5~6대씩
 맞고 들어오면, 수업시간 내내 엉덩이의 얼얼함을 느끼며, 졸음조차 오지 안는다.

이 정도 풀었으면, 다른 교사들은 다 들여보내 주는데, 그런 것 없다. 심지어 풀고 있는데, 더
우기 정답을 썼는데도....

"그만 하고 이리와"
"정답 맞게 썼는데요 ㅜㅜ"
"아냐,아냐, 내가 원하던 답이 아냐."
"쟤는 아예 틀렸는데, 왜 나만..."

정답을 써도 맞고, 늦게 쓴다고 맞고, 단 하루도 예외 없고...
그러다 보니 슬슬 약도 오르고, 저 사람 나한테 뭐 화난일 있나?
우리 아버지와 멱살잡이라도 했나?
돈을 바라는 건가? 라는 별의 별 생각도 다 들고, 억울함에 눈물이 날 지경이 되자. 독하게
공부하자라는 마음을 먹고, 공부를하기 시작했고, 이후에도 매일 10여명씩 불러냈지만, 거짓
말 같이 나는 그 대상에 어떠한 식으로도 단 한번도 포함되지 안았다. 

왜일까?
처음부터 중위권 학생들을 노렸던 것이었다.
상, 하위권은 절대 건드리지 않았다.
오랜 교사생활을 통해, 하위권은 때려도 안된다는 것을 오랜 체험을 통해 알았을 터이고, 상
위권은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중위권 학생들을 타깃을 잡은 것이고, 중위권 학생들은 공부를 해도 머리가 중위권
이라서 중위권이 아니라, 공부를 아예 안해서 중위권이라 판단한 듯 하다. 방법은 고약했고,
 부정하고 싶지만, 동기부여보다 매질이 나에게는 약이 된 것은 사실인 듯하다.

그래서, 지금도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사람은 담임도 아닌 그 교사다.
인권 앞에 모든 매질이 폭력이고 후진적이라고 하고 싶지만, 감정이 배제된, 학생들을 위한
 순수한 동기에서 나오는 폭력은 그래서 이해 해주고 싶다.
Posted by yol oktour 트랙백 0 : 댓글 0